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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 강 위에 지어진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

글
데이비드 판즈워스, 시그니 닐슨, 토마스 헤더윅 × 김예람
사진
티모시 쉔크(별도표기 외)
진행
김예람 기자
background

지난 5월 21일, 미국 뉴욕 허드슨 강에 공원 ‘리틀 아일랜드’가 개장했다. 오랫동안 방치되던 옛 55번 부두가 야외 휴게 공간, 놀이터, 공연장, 전망대로 탈바꿈된 것이다. 리틀 아일랜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오픈 시기가 몇 차례 지연되다가 백신 접종의 속도가 붙은 후에야 문을 열 수 있었다. 이후 여러 문화행사가 개최되면서 뉴욕 시민의 안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구조설계자 데이비드 판즈워스, 조경가 시그니 닐슨,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과 콘크리트 구조 유닛으로 강 위에 인공섬을 구축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 데이비드 판즈워스 에이럽 뉴욕 대표, 시그니 닐슨 MNLA 대표, 토마스 헤더윅 헤더윅 스튜디오 대표 × 김예람 기자 

 

김예람(김): 리틀 아일랜드는 미국 뉴욕 허드슨 강의 55번 부두를 재생하는 프로젝트다. 클라이언트가 정박시설을 개조하는 대신 공원을 조성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토마스 헤더윅(헤더윅): 전 세계의 정부가 자체적으로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자신감을 잃어가는 추세이며, 점차 이러한 역할을 민간 개발자에게 넘기고 있다. 리틀 아일랜드도 민간 재단에 의해 지어진 공공 공간이다. 간혹 공공이 아닌 민간자본으로 마련된 공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민간자본을 투입하여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고 도시에 좋은 영향을 미친 사례가 많다. 록펠러와 구겐하임 가문이 뉴욕의 도시 환경에 미친 영향을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지 않은가. 민간은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모델을 만들 때 보통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그들의 영향력으로 좋은 공간이 생기는 것 같다.

 

김: 튤립 모양의 유닛이 다발처럼 모여 인공섬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모양으로 공원을 디자인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

헤더윅: 리틀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허드슨 강의 다른 부두들도 보았는데, 일부 형태가 붕괴된 55번 부두가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잔해를 새로운 구조로 덮는 것은 이곳의 분위기를 해치는 것 같아, 강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말뚝에서 영감을 받아 지금과 같은 구조를 디자인했다. 구조 유닛은 무언가를 담고 있는 듯한 화분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것들을 묶어 높낮이가 다양한 랜드스케이프를 만들었다.

 

김: 2012년 뉴욕이 허리케인 샌디로 큰 홍수를 겪은 다음, 리틀 아일랜드의 구조 디자인을 변경했다고 들었다. 기존 설계안과 어떠한 부분이 달라졌는가?

데이비드 판즈워스(판즈워스): 2013년 리틀 아일랜드 실시설계가 시작되었을 당시, 리틀 아일랜드는 판상형의 일반적인 부두와는 달리 물 위에 떠 있는 나뭇잎 같았다. 시공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던 디자인이었는데,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을 덮친 후 우리는 계획했던 디자인과 공법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염수가 있는 곳에 건물을 짓는 것은 건물 유지 측면에서 위험했기 때문에, 콘크리트 보강용 철근 커버와 부식 방지제보다 성능이 좋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리틀 아일랜드의 높이를 약 4.6m로 높였다. 원래 높이는 바로 옆에 위치한 허드슨 강 산책로와 이스트 사이드 고속도로와 비슷한 약 1.83m 정도였다.

 

 

ⓒAngela Weiss_Getty Images​

 

 

ⓒChina News Service_Getty Images

 

 

김: 구조 유닛을 보니 리틀 아일랜드 이전, 중국 상하이에 설계한 ‘1000 트리즈’(2020)가 떠오른다.

헤더윅: 1000 트리즈는 말 그대로 1,000개의 기둥이 나무처럼 건물을 지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전부터 건물과 자연환경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디자인을 시도해보고 싶어, 구조 역할을 하는 기둥을 마치 나무를 담는 홀더처럼 사용했다. 리틀 아일랜드는 1000 트리즈와 비슷한 구조 유닛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이 강 위에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형태적 차이를 보인다.

 

김: 132개의 콘크리트 구조 유닛이 상부 지형을 받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유닛을 어떻게 제작하고 현장에 설치했는가?

판즈워스: 여러 개의 구조 유닛을 서로 다른 높이로 설치하여 고저차가 있는 공원 지형을 만들었다. 강 위에서 구조 공사를 하려면 비용뿐만 아니라 시공 난이도 측면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우리는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견실한 구조 유닛인 ‘카이로 펜타곤(Cairo Pentagon)’을 만들고, 전체적으로 불규칙한 레이아웃이 완성될 수 있도록 그 유닛을 여덟 가지의 모델로 변형시켰다. 프리캐스트로 제작된 구조 유닛은 허드슨 강 공터에서 조립되어 시공 현장으로 보내졌다. 각각의 유닛을 신속하게 조립하기 위해 여덟 개의 스테이션을 건설했고, 합쳐진 유닛은 바지선에 실어 현장으로 옮겼다. 그렇게 이동한 유닛은 먼저 물속에 심긴 프리캐스트 기둥 위에 얹어졌다.

 

김: 리틀 아일랜드는 구불구불 올라가는 산책로, 탁 트인 풀밭, 687석 규모의 원형 극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영역을 디자인하면서 어떠한 것에 주안점을 두었는지 듣고 싶다.

시그니 닐슨(닐슨): 사람들이 공원에서 할 수 있는 일련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리틀 아일랜드는 빛, 그림자, 바람, 지형에 따라 색, 질감, 향기를 달리하며 사람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그중 잔디밭은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이자 가족들의 소풍 장소이면서, 여러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경사진 잔디밭은 사람들이 편히 눕고 파노라마의 시야로 공원 안쪽과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으며, ​원형 극장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수용할 수 있도록 헤더윅 스튜디오와 스탠다드 아키텍츠가 세심하게 설계했다. 

 

김: 이곳에 심은 다양한 수목은 어떠한 기준으로 선택했는가?

닐슨: 리틀 아일랜드에는 39종의 나무가 100여 그루 심겨 있다. 나무를 고를 때는 내한성, 바람, 염분 등을 고려했다. 조망이 비교적 좋지 않은 곳과 겨울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곳에는 상록수를, 많은 사람들이 쉴 법한 곳에는 캐노피처럼 커다란 낙엽수를 계획했다. 관목, 잔디, 다년생 식물과 양치식물도 300여 종에 달할 정도로 많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수목은 일종의 식물 팔레트처럼 다채로운 색을 보여준다. 봄에는 파스텔 톤으로 물들고, 여름에는 강렬한 색을 뽐내고, 가을에는 차분한 색으로 단풍과 어우러지고, 겨울에는 베리류의 식물과 관목이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뉴욕 시의 기온도 식물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김: 주변에 기존 부두의 말뚝이 남아 있다. 말뚝을 남겨둔 이유는 무엇이며, 그것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닐슨: 부두의 역사를 보여주는 말뚝과 리틀 아일랜드의 콘크리트 기둥을 나란히 배치한 것은 새로운 것을 도입하기 위해 기존의 것을 없애야 할 이유가 없음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의도가 도시재생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만조와 간조 사이에 물고기와 새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가 생기는 데도 영향을 줬다.

 

김: 공원을 ‘하나의 거대한 지붕’으로 여기며 우수관리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들었다. 이곳에 떨어진 빗물이 강으로 흘러가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해 달라.

닐슨: 이곳에 내리는 빗물은 토양과 자갈을 거쳐 배수 매트로 이동하고 최종적으로 배수구로 흘러간다. 인공 재료로 포장된 표면에 떨어지는 물도 배수구에 모인다. 두 곳에서 집수된 빗물은 구조 유닛 사이에 설치된 우수 파이프를 타고 강으로 흘러나간다. 리틀 아일랜드를 관리하기 위해 화학물질이나 제설용 염화칼슘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수를 방류해도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김: 최근 맨해튼 강변의 방치된 구역을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이러한 큰 흐름에 의해 생겨난 건물이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권역으로 묶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계획, 접근이 더 필요할까?

헤더윅: 뉴욕 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인프라스트럭처를 재생하여 시민들에게 환원하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리틀 아일랜드다. 허드슨 강의 옛 55번 부두를 비영리단체인 허드슨 리버 파크 트러스트가 설계공모를 진행하여 지금의 공원을 탄생시켰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주변 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얼마나 큰 응집력을 확보할지, 하나의 권역으로 통합하면서 얼마나 많은 다양성을 허용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너무 강한 응집력이 때로는 매우 비인간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무리해서 모든 공간을 하나로 엮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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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판즈워스
데이비드 판즈워스는 에이럽 뉴욕 지사의 대표다. 그는 마리나 베이 샌즈, 차이나 Z15, 중국자원본부, 인천 송도 동북아무역타워 등 초고층 빌딩 개발, 복합상업시설, 교량, 공항 등 다양한 유형의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시그니 닐슨
시그니 닐슨은 MNLA의 창립자이자 대표다. 또한 그는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어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으며, 뉴욕 시 공공 디자인 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토마스 헤더윅
토마스 헤더윅은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로, 1994년 헤더윅 스튜디오를 창립했다. 그는 디자인 영역을 구분하는 관습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제품 디자인, 건축, 도시계획 등의 업무를 통합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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