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플랏엠(대표 선정현, 조규엽)이 설치 개방 프로젝트 ‘논픽션홈’의 새로운 결과물을 공개했다. 〈회화 관람을 위한 가구 세팅〉 이후 6개월 만의 신작이다. 그들은 패션브랜드 플라스틱프로덕트(대표 서민철)와 협업하여 캐노피를 테마로 한 아홉 점의 가구를 디자인·제작했다. 건물 바깥에 위치한 캐노피를 실내로 가져온 까닭은 무엇일까? 6월 3일부터 13일까지 논픽션홈 아카이브에서 진행된 그들의 프로젝트를 되짚어보자.

플랏엠이 전개해온 설치 개방 프로젝트 ‘논픽션홈’
논픽션홈은 2016년부터 플랏엠이 전개해온 공간 프로젝트로, 다른 주체의 개입 없이 가구를 제작하고 배치하며 공간에 관한 실험을 이어나가고자 기획됐다. 사무소를 연 지 11년째 되는 해에 클라이언트가 존재하지 않는, 어찌 보면 스스로에게 의뢰하는 성격의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플랏엠은 공간에 적합한 가구를 설치한 다음, 사람들의 가구 사용방식에 따라 공간이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기록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는 논픽션홈을 하나의 ‘실험’이라고 부른다.
플랏엠은 논픽션홈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가구 설치/공간 개방 실험을 해왔다. 스툴이 독서 용도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한
플라스틱 프로덕트가 주목한 일상 속 사물
플랏엠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플라스틱 프로덕트는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패션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플라스틱처럼 우리 생활에 흔한 소재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패션 아이템으로 표현해오고 있다. 이전에는 은색 자동차를 프린팅한 상의를 제작하기도 했다. 도로에 가득한 탈 것 가운데 은색 자동차가 금형으로 갓 만들어진 원형에 가장 가깝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라고 한다. 이번 설치 개방 프로젝트의 주제인 ‘캐노피’ 역시, 플라스틱 프로덕트를 이끄는 서민철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는 건물 개구부에 매달려 있는 캐노피에 흥미를 느껴 플랏엠에게 협업을 제안했다고 한다. 지난 1월, 그렇게 그들의 공동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Kim Yeram
두 팀이 재해석한 캐노피
플랏엠과 플라스틱 프로덕트는 공간을 들어오고 나갈 때 마주하는 캐노피를 가지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했을까? 그들은 외부 환경에 노출된 공간 요소를 건물 안에 배치했을 때 새로운 디자인 접근 방식이 생겨날 것이라 판단했다고 한다. 이미 특정 기능을 잘 소화하고 있는 사물의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그 형태가 지닐 수 있는 다른 쓰임새를 모색해본 셈이다. 그들의 말처럼 전시장의 캐노피는 옷걸이, 책상, 파티션, 해먹 테이블, 앰프 등 기존의 것과는 다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각기 다른 용도를 지니게 되면서 캐노피의 높이가 일반적인 설치 지점과 다르고, 그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공간 구분이 이뤄진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기능뿐만 아니라 가구에 적용된 재료도 기존 캐노피와 차이를 보였다. 플랏엠은 캐노피 제작에 흔히 사용되는 알루미늄 말고도 가죽, 목재, 폴리프로필렌, 생고무 등을 사용하여 다양한 재료 조합을 만들어냈다. ‘canopy(object) No. 8’, ‘canopy(object) No.10’, ‘canopy(object) No. 11-12’가 바로 그것이다. 캐노피 구조를 강조하고 싶은 가구에는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골지를 마감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전시를 마무리한 플랏엠과 플라스틱프로덕트는 현장에 설치된 캐노피 프레임을 별도 판매할 계획을 밝히면서, “관람객이 작가가 상상하지 못한 모습의 캐노피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함께 남겼다. (글 김예람 기자)
설치 개방 프로젝트 <캐노피 ≈ 플라스틱프로덕트>
전시 기간: 2021. 6. 3. ~ 13.
전시 장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20길 18, 논픽션홈 아카이브
참여 작가: 플랏엠, 플라스틱프로덕트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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